1. 줄거리
이탈리아계 미국인 '토니 발레롱가'는 나이트클럽 종업원으로 일하던 중 직장인 브롱스 클럽이 문을 닫게 되자 생계를 위해 미국 남부 전역 순회공연을 준비하는 흑인 피아니스트 '돈 셜리' 박사의 운전기사 겸 보디가드로 일하게 됩니다. 처음에 셜리는 옷 준비나 구두닦이 등의 시중까지 요구하지만 토니는 성격상 수용하지 못한다고 하지만 결국 셜리가 한 발자국 물러나 토니의 요구 조건을 수용하고 채용하기로 합니다. 당시 미국 남부 지역은 흑인 인종차별이 특히나 더 심했던지라 '그린 북'이라는 여행안내서를 가지고 공연 투어를 시작하고, 토니와 셜리 두 사람은 성장 배경, 성격 등 모든 것이 너무도 달라 첫 이동부터 삐걱대기 시작합니다. 셜리는 토니의 불량한 태도와 말투 등을 변화시키려 하면서 갈등이 계속되지만 토니는 자신이 맡은 역할에 충실해서 폭력까지 불사하고 셜리의 공연이 성공적으로 진행되도록 돕습니다. 토니는 이동하는 동안 셜리가 경험해보지 못한 것들을 셜리가 체험할 수 있게 해 주려 노력하고, 반대로 셜리는 토니를 위해 아름다운 문장을 알려줘서 토니의 와이프인 '돌로레스'에게 감동적인 편지를 쓸 수 있게 도와줍니다. 그렇게 두 사람은 시간이 지날수록 서로의 방식을 이해하고 가까워지게 됩니다. 공연 투어가 진행될수록 미국 남부 지역의 인종차별은 계속되고 셜리는 온갖 수모를 겪은 와중에 토니는 그런 셜리를 지켜주고 위로해 주려 노력합니다. 밤 이동 중 경찰의 갑작스러운 검문에 걸리고 셜리를 흑인이라 비하하는 경찰관에게 토니는 화를 내며 대들고 폭행을 하게 됩니다. 그렇게 둘은 경찰서 유치장에 구금되었다가 셜리의 인맥을 통해서 위기를 벗어나 공연을 이어갈 수 있게 됐지만, 셜리는 흑인인 자신도 참는데 왜 그렇게 생각 없이 나섰냐고 토니를 다그치고 토니 또한 겉만 흑인인 셜리보다 오히려 자신이 차별에 휩싸인 밑바닥 인생을 더 많이 겪어왔다고 맞받아칩니다. 투어의 마지막 공연 날, 셜리는 또다시 인종차별에 휩싸이고 둘은 공연을 포기한 채 근처 흑인 클럽에 음식을 먹으러 들어갑니다. 그리고 토니는 셜리를 유명 피아니스트로 소개하며 클럽 즉흥 연주를 제의하고 클럽의 모든 손님들이 흥을 돋우며 파티를 함께합니다. 그렇게 모든 공연을 마치고 뉴욕으로 돌아온 후 토니는 크리스마스이브를 기념하는 파티를 친지, 가족들과 열고 셜리에게 함께하자고 제안하지만, 셜리는 거절하고 집으로 돌아옵니다. 토니가 가족들에게 순회공연 중 있었던 사연들을 이야기하던 중, 셜리가 다시 찾아오게 되고 모두가 그를 환대하며 영화는 끝맺습니다.
2. 인물
미국으로 이민온 이탈리아계 미국인 가문에 속한 주인공 '토니 발레롱가'는 그 당시 흑인만큼은 아니지만 인종차별을 겪으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생계를 위해 푸드 파이트 대회에 나가거나 시계를 전당포에 맡겨 돈을 구해야 할 만큼 하루하루를 힘들게 지내옵니다. 영화 속에서 계속해서 드러나는 토니의 거친 성격과 행동은 그러한 혹독한 환경 속에서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만 하는 현실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한편, 태어나서 걷기 시작하자마자 피아노를 시작했고, 유명 음악 학교에 흑인 최초로 입학해 클래식을 전공한 셜리는 피아노를 즐기는 백인 부자들과 각종 차별에 짓눌린 보통의 흑인들 사이에서 백인도 흑인도 아닌 외로운 삶을 살아왔습니다. 그 와중에 동생과도 연락을 끊고 지내지만 '세상에는 먼저 다가서는 걸 두려워해 외로운 사람이 많다'는 토니의 조언을 듣고 다시금 동생에게 연락을 하게 됩니다.
3. 감상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영화는 어찌 보면 여정 속에서 성장해 가는 두 사람의 이야기라는 신설할 것 없는 스토리가 전부입니다. 하지만 러닝타임 내내 쓸데없는 장면 없이 속도감 있는 전개로 관객들을 이끌어가고 그 사이사이 인물의 세심한 묘사가 들어감으로써 영화를 보는 우리가 인물들의 내면을 깊이 있게 이해하도록 도와주고 있습니다. 자칫 무거운 주제가 될 수도 있는 미국의 흑인 인종차별 이야기를 매력적인 등장인물들의 유머스러운 대사를 통해 유쾌하고 훈훈하게 풀어나가고 그에 따라 특별한 결론이나 해결책을 제시하기보다 인간 개개인의 이해와 화해라는 너무나 당연하지만 쉽게 지나칠 수 있는 주제로 끝마무리한 점이 높이 평가받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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