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을 잃은 킬러, 형욱
국내에서 손꼽히는 킬러 형욱은 임무를 마치고 집으로 향합니다. 운전대를 잡은 손 위로 피가 묻은 손목시계가 보이자 씻고 가야겠다고 생각한 형욱은 근처 목욕탕으로 갑니다. 목욕탕 세면대에서 손과 시계를 닦아내던 형욱 뒤로 한 청년이 지나갑니다. 그는 배우 데뷔를 꿈꾸며 몇 년째 백수로 살고 있는 재성이라는 인물이었습니다. 형욱의 고급 시계와 옷을 보고 부러운 눈길을 보내던 그는 날카롭게 자신을 쳐다보는 형욱을 보고 깜짝 놀라 다시 목욕탕 안으로 들어갑니다. 그가 자리를 잡고 앉아 있을 무렵 형욱이 목욕탕 안으로 들어옵니다. 하지만 그는 발 밑에 비누를 보지 못하고 그만 미끄러져버리고 머리를 박아 기절합니다. 다친 형욱 앞으로 사람들이 몰려들고 소란스러운 틈을 타 재성은 형욱의 목욕탕 키를 챙겨 밖으로 유유히 나옵니다. 형욱의 사물함에는 고급 옷과 현금이 두둑이 들어있는 지갑과 고급차 열쇠가 있었습니다. 자신의 인생에 이런 기회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 재성은 그만 그의 물건을 훔치고 달아나버립니다. 재성은 형욱의 돈으로 밀린 월세를 내고 자기가 좋아했던 여자 앞에 나타나 허세를 부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자 재성은 이러한 것들이 모두 쓸모없는 짓이라는 것을 깨닫습니다. 형욱에게 모든 것을 돌려주기로 한 그는 그가 입원한 병원을 찾습니다. 몰래 그의 물건을 놓고 나가려는 순간 형욱이 눈을 뜹니다. 재성을 처음 바라보는 사람처럼 말을 하더니 자신이 누군지 아느냐고 물었습니다. 재성은 형욱이 목욕탕에서 쓰러진 충격으로 기억을 잃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잠시 동안 더 그의 삶을 누리기로 합니다. 재성이 떠나고 난 뒤에 형욱은 가만히 병실 침대에 누워 자신이 누구인지 기억해 보려고 애씁니다. 구급대원이 가져다준 자신의 물품에는 밀린 공과금 용지와 옷뿐이라 자신이 정확히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인지 단서를 찾을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하는 수 없이 시간을 갖고 알아보기로 한 그는 공과금에 나온 주소를 따라 집으로 찾아갑니다.
자신을 찾기 위한 노력을 시작하다
옥탑방의 문을 연 형욱은 충격적인 상황을 목격합니다. 여기저기 널려있는 쓰레기와 청소가 전혀 되어있지 않은 더러운 자신의 집을 목격하게 된 것입니다. 기억을 잃기 전에 자신은 도대체 어떤 사람이었는지 찾기 위해 집안을 뒤져보던 중, 자살의 흔적을 발견하게 됩니다. 아마 자신은 공과금도 밀리고 별다른 직업 없이 전전하며 살지 않았을까 생각을 하게 됩니다. 기억을 잃은 채 혼자 집으로 가는 형욱이 걱정되어 구급 대원 리나도 함께 그 집으로 들어옵니다. 형욱의 집 상태를 보고 그를 도와줘야겠다고 생각한 그녀는 그에게 자신의 어머니 가게 일자리를 제안합니다. 일을 하고 돈을 벌면 그도 점점 활기를 되찾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리나의 제안으로 김밥 가게에 취직을 하게 된 그는 자신도 몰랐던 재능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는 칼을 잘 다루어서 단무지와 같은 김밥 재료들을 예술적으로 깎아 만들 수 있었고, 이는 곧 마을 사람들에게 알려져서 유명한 식당이 됩니다. 매일 김밥 가게에 출근하며 성실하게 살던 형욱은 달력에 동그라미 표시가 되어있고 시간과 장소가 적힌 메모를 발견하게 됩니다. 자신에게 중요한 일이 있었다고 생각한 형욱은 해당 시간에 장소도 나가게 됩니다. 여러 사람들과 함께 차를 타고 도착한 곳은 드라마 촬영장이었습니다. 형욱은 자신의 킬러였던 경험이 몸에 남아있었고 이를 통해서 여러 가지 어려운 액션신을 소화하게 됩니다. 그의 연기에 감탄을 하던 감독은 그를 엑스트라 배우에서 조연에서 주연까지 밀어주었고 형욱은 배우로서 승승장구하게 됩니다. 반면 재성은 형욱의 집에서 호화로운 생활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집안에는 현금이 가득했고 맛있는 술과 쾌적하고 넓은 거실이 있었습니다. 집안을 탐색하던 그는 숨겨져 있던 문을 발견하게 됩니다. 거기에는 각종 무전기와 경찰 유니폼, 어떤 사건을 수사하고 있던 흔적을 발견하게 됩니다. 형욱이 원래 경찰이었다고 생각한 재성은 형욱이 조사하던 여자를 뒤쫓아가 보기로 합니다.
새로운 삶을 살아가기로 한 킬러
기억은 아직 나지 않지만 새로운 리나 가족과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던 형욱은 우연히 라디오에서 나오는 음악을 듣게 됩니다. 그 음악은 자신이 임무를 수행할 때 자주 듣던 음악이었습니다. 그것을 계기로 자신이 잃어버렸던 기억을 되찾게 된 그는 리나네 가족과 함께 있어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자신이 마무리 짓지 못한 임무를 수행해야겠다고 생각하고 떠나게 됩니다. 자신의 집에 돌아와 보니 누군가 살았던 흔적이 보입니다. 그리고 그 인물이 자신의 일을 망쳐놓고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됩니다. 자신이 잠시 떠나 있는 동안 일이 더 엉망이 되어있었습니다. 자신에게 여자를 죽이라고 요청했던 사람들은 여자 뒤를 쫓아다니던 재성까지 함께 제거 대상으로 지목하게 되었고, 이 둘을 처리하기 위해 형욱은 더욱 바빠졌기 때문입니다. 기억을 잃은 줄로 알았던 형욱이 자신의 눈앞에 나타나자 놀란 재성은 그에게 여자는 살려두고 자신을 데려가라고 이야기합니다. 이 이야기를 들은 형욱은 어이없어합니다. 사실 그는 킬러라고 하며 의뢰자의 요청을 받기는 하지만 제거 대상을 처리하지 않고 몰래 해외로 빼돌려 제2의 인생을 살도록 도와주는 사람이었기 때문입니다. 원래는 여자만 잘 빼내오면 되었는데 재성이 일을 망쳐놓는 바람에 일이 더 어렵게 되었던 것입니다. 배우 지망생이었던 재성과 드라마 촬영까지 해보았던 형욱의 경험을 살려서 의뢰인들을 감쪽같이 속이는 연습을 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드디어 결전의 날, 의뢰인들이 보는 앞에서 싸움을 시작한 재성과 형욱은 우연한 사고로 사망한 것처럼 연기를 합니다. 다행히 작전은 성공하였고 형욱은 킬러였던 자신의 삶을 뒤로하고 이제 리나와 함께 새로운 삶을 이어나가기로 합니다.